지원회화 - 레이반×루세아


C

레이반 : 루세아, 너
또 상태가 나쁜 거냐?

루세아 : 아뇨,
지금은 괜찮습니다.
항상 폐를 끼쳐서
죄송해요...

레이반 : 아니면, 나한테
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나?

루세아 : ! 어떻게 그걸?

레이반 : 얼굴을 보면 알 수 있다.
...넌 내가 오스티아에 복수하려는
것을 신경 쓰고 있겠지?

루세아 : 네, 네에...
...무슨 일이 있어도
생각을 바꾸실 수는
없는 건가요?

레이반 : 바꿀 생각이 있었다면
지금 여기에는 없었을 거다.

루세아 : 콘월 후작님과
사모님은...
제게 있어서도
소중한 분들입니다...
잃은 것에 대한 슬픈 마음도,
분함도 있지요. 하지만...

레이반 : 억울함을 풀어 봤자
두 분이 돌아오진 않겠지.
오스티아를 향한 원망으로
헥토르를 없앤다 해도
새로운 증오를 낳을 뿐이다.

루세아 : 그걸 알고 계신데도
대체 왜...?
어째서인가요...?

레이반 : 콘월 가문의 몰락으로부터
고작 2년밖에 지나지 않았다...
그런데도 넌 놈들이 저지른 죄를
내게 잊으라고 하고 있지.
자비로우신 신의 가르침으로
원수의 몸을 걱정할 여유가 생긴 거냐?

루세아 : 아... 아닙니다!
그게 아니에요, 레이먼드님!!

레이반 : 나는...
좀처럼 납득이 안 가는군.
결국 네게 있어 우린
허울 뿐인 가족이었다고
말하고 싶은 거냐?

루세아 : 레이먼드님, 제 말을 들어주십시오!
아니라고 했잖습니까! 저는 그저...

레이반 : 내 행동에 불만이 있다면
따라오지 않으면 그만이다.
간단하지 않나?
어디로든 꺼져라...

루세아 : 레이먼드님!!


B

루세아 : ...레이먼드님.

레이반 : 아직도 있었던 거냐, 루세아.
어슬렁거리니 거슬리는군.
고향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면
뒤로 물러나 있어라.

루세아 : ...돌아갈 곳 같은 건 없습니다.
있다면 콘월 가문이
그런 장소였었죠...

레이반 : 콘월 가문은 이제 없다.
얽매일 필요는 없다고
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을 거지?

루세아 : 레이먼드님이야말로
몇 번을 말씀드려야 복수를
포기하실 겁니까?

레이반 : 닥쳐!
그 얘긴 하지 말라고...

루세아 : 아니요! 오늘만큼은
꼭 말해야겠습니다!!
레이먼드님은 복수 같은 걸
생각하실 분이 아니에요!

레이반 : 네가
나의 뭘 안다는 거냐!

루세아 : 저는 지금의 당신보다 더
레이먼드님 자신을
잘 알고 있습니다!
어렸을 때부터 쭉
함께였으니까요!!
말로는 그렇게 저를
버릴 거라고 계속
말씀하시지만...
실은 언제나
신경 쓰고 계시지 않습니까!
당신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만큼
바뀌지 않았어요!!

레이반 : 루세아, 언성을 낮춰라!

루세아 : 싫습니다! 이젠 질렸습니다!!
대체 왜 달라진 척을
하고 계신 거죠!?
그 이유를 알려 주실 때까지
전 여기서 움직이지 않을 겁니다!!
제가 거슬린다면
이대로 놔두면
되지 않습니까!
저 같은 건 무시하면
되지 않습니까!!

레이반 : ......알았다.
알았으니까... 진정해라.
어린애를 다루는 느낌이군...

루세아 : ......

레이반 : 네가 더 나이가 많다는
자각은 있나?

루세아 : ...
죄송합니다...

레이반 : ...무서웠다.

루세아 : 네?

레이반 : 나한테 있어...
너는 마지막 가족이었으니까.
프리실라는...
이제 가족이라 생각해선
안 될 사람이니.
...그런 마지막
가족을 잃는 것이 두려웠다.

루세아 : ......
...무슨... 말씀을...

레이반 : 그러니, 네가
전장에서 멀어지길 바랐다.
...하지만, 마음고생을
시킨 모양이군, 미안하다.

루세아 : 레이먼드님...!


A

레이반 : 요즘 상태는 어떻지?
아직도 발작이 일어나나?

루세아 : 아뇨, 완전 건강합니다!
걱정해 주셔서 감사해요...
엘리우드님, 헥토르님,
린님...
그리고 다른 분들도
너무 잘 대해 주셔서
몸 상태는 양호합니다.

레이반 : 그런가. 다행이군.
루세아... 네게
묻고 싶은 게 있다.

루세아 : 뭔가요?

레이반 : 오스티아 후작 우제르가
우리 콘월 가문을 모함해
부모님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이...
진실이라고 생각하나?

루세아 : ...후작님과 사모님은
누군가에게 모함당했다.....
그건 틀림없는 사실입니다.
하지만, 그 누군가가
오스티아 후작인지는
...의심스럽다고 생각해요.

레이반 : ...그래.
당시의 나는 절망한 나머지
소문을 그대로 받아들이고...
의심하지도 않았다.
오스티아 후작이 결백한지 아닌지...
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지.
증오하는 대상을 만듦으로써
슬픔을 달래는 수밖에
없었다...

루세아 : ...그건
어쩔 수 없잖아요?

레이반 : 네가 옆에 있었는데도 말이지,
좀 더 솔직하게 슬픔을
나눴어야 했어.

루세아 : 레이먼드님...

레이반 : 엘리우드 일행과 만나고 나서
눈이 뜨였다.
나 또한, 오스티아 후작이
흑막이라고 생각하지 않아...
언젠가... 그렇지
이 싸움이 끝난 후에라도
진실을 파헤치는 여행을 떠날 거다.
의심한 만큼 빚을
제대로 돌려주고 나서 말이지.

루세아 : ...네!

레이반 : 아, 넌 집이나 보고 있어.

루세아 : !?
그런 건 싫습니다!

레이반 : 나도 돌아갈 집 정도는
멀쩡히 있었으면 하거든.
얌전히 기다리고 있어.

루세아 : 사모님을
들이면 되지 않습니까!
그러니 저도 함께...

레이반 : 아내라니
무슨 귀찮은 소릴 하는 거야.
집에 이 이상 시끄러운 것들이
늘어나면 감당이 안 된다고.

루세아 : 그, 그게
무슨 뜻이죠!?

레이반 : 그런 뜻이야.

루세아 : 잠깐 기다려 주세요!
레이먼드님도 참!!